심판과 추방
- 땅이 그 입을 벌려 네 손에서부터 네 아우의 피를 받았은즉 네가 땅에서 저주를 받으리니
- 네가 밭을 갈아도 땅이 다시는 그 효력을 네게 주지 아니할 것이요 너는 땅에서 피하며 유리하는 자가 되리라
- 가인이 여호와께 아뢰되 내 죄벌이 지기가 너무 무거우니이다
- 주께서 오늘 이 지면에서 나를 쫓아내시온즉 내가 주의 낯을 뵈옵지 못하리니 내가 땅에서 피하며 유리하는 자가 될지라 무릇 나를 만나는 자마다 나를 죽이겠나이다
- 여호와께서 그에게 이르시되 그렇지 아니하다 가인을 죽이는 자는 벌을 칠 배나 받으리라 하시고 가인에게 표를 주사 그를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서 죽임을 면하게 하시니라
- 가인이 여호와 앞을 떠나서 에덴 동쪽 놋 땅에 거주하더니
하나님은 살인의 죄를 지은 가인에게 심판을 하신다. 땅이 가인의 손에 살해된 아벨의 피를 받았고, 결국 땅으로부터 저주를 받게 되었다. 여기서 "저주받았다(אָרוּר, arur)"는 하나님이 직접 선언하신 심판이다. 땅(אֲדָמָה, 아다마)은 원래 인간에게 생명의 공급원이었지만, 더 이상 농사하는 자였던 가인에게는 결실을 내지 않게 되었다. 아담의 타락으로 땅이 저주 받은 심판보다 더 심한 형태로 가인에게 적용된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가인은 "유리하는 자(נָע וָנָד, 나 노드)", 즉 안정된 거처가 없이 끊임없이 떠돌며 다녀야 되는 상태를 의미한다. 인간은 공동체적 존재로 창조되었지만, 죄로 인해 고립되고 소외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가인은 여호와께 자신의 죄벌이 너무 커서 견딜 수 없다고 항변한다. 여기서 "죄벌(עֲוֹנִי, avoni)"는 죄의 무게(죄책) 또는 형벌로 해석될 수 있는데, 가인은 자신이 극악무도(極惡無道)한 죄를 저질렀음에도 불구하고, 죄를 회개하기보다는 형벌이 너무 무겁다고 불평을 하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자신을 쫓아내면 주의 낯을 보지 못하는 것을 두려워한다. "주의 낯(פָנֶיךָ, 파네카)"은 얼굴 또는 임재를 뜻하는 것으로 하나님의 임재로부터 쫓겨나는 것을 가인은 두려워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영적 단절과 고립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인이 만나는 자마다 자신을 죽일지 모른다는 말에 하나님은 가인을 죽이는 자는 일곱 배의 벌을 받을 것이라는 강력한 보호를 나타내셨다. 구체적으로 가인에게 주어진 표시로 "표(אוֹת, 오트)"를 주시고, 살해당하지 않도록 하나님이 은혜를 보여주신 것이다. 이제 가인은 여호와 앞을 떠나서, 즉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단절된 상태로 놋 땅에 거주하게된다. 여기서 "놋"(נוֹד, 노드)은 "방황", "떠돌다"를 의미하며, 가인의 불안정한 삶을 상징한다고 할 수 있다. 참 안타깝게도 가인의 살인으로 인해 죄가 어떻게 인간 관계를 파괴하는지 보여주고 있다. 죄는 인간의 마음을 왜곡시키고, 회개보다는 책임 회피와 형벌을 두려워하게 만든다. 하나님 말씀을 따르지 않는 죄가 결국 살인이라는 죄까지 이어지게 되었다. 그리고 죄는 심각하게 확산되어 개인의 범죄가 공동체적 관계까지 파괴하게 되었다. 이게 바로 죄의 심각성이다. 나는 가인처럼 죄를 변명하거나 회피하는 것은 아닌가? 하나님 앞에서 죄를 진실되게 고백하고 회개해야 한다. 우리는 연약하므로 항상 하나님께 도움을 구하며 죄를 다스리는 삶을 살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