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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레도에 다녀와서

중세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도시, 톨레도

톨레도에 처음 도착했을 때는 사진에 보이듯 안개에 가려 선명한 경관를 보지 못했다. 하지만 사방이 강으로 둘러싸인 중세시대의 건물들이 모여 도시를 이루고 있는 것을 보니 아직 돌아다니기 전 인데도 설레임이 느껴졌었다. 직접 도시의 구석구석을 돌아다닐 때에도 마찬가지였다. 마냥 화려하지 않게 비슷한 색깔로 지어진 건물들은 마치 소설을 보고 상상하는 중세시대의 모습과 매우 비슷했다. 톨레도의 대표적인 건물은 알카사르(Alcázar, 성채)인데, 구시가지의 중심이자 도시의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해있어 요새 도시로서의 면모가 잘 보였다. 알카사르는 로마 시대의 원형극장, 수로 시설부터 서고트족 교회, 중세의 고딕식 성당, 이슬람 양식의 왕궁과 성벽, 유대교 시나고그 등 이색 건축물에서 18세기 바로크 유적까지 광범위한 예술적 업적의 종합체로 인정받아 1986년 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 되었다고한다. 특히 톨레도는 매우 유명한 화가가 한 명 배출하였다. 바로 그리스인이라는 뜻의 '엘 그레코'인데, 본래 크레타섬에서 태어나 톨레도로 이주하여 생을 마감했다고 한다. 도시의 작은 성당인 산토 도메 성당에서 그의 역작인 '오르가스 백작의 매장(1586)' 원본을 감상했는데 그의 그림세계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첫 작품이어서 매우 뜻깊은 시간이었다.

스페인의 대표과일 오렌지

길거리 어느 곳에나 열려있는 오렌지

스페인에는 어느 곳이나 오렌지나무가 있다. 처음에는 '오렌지가 유명하다못해 길거리에서도 따먹을 수 있는 나라구나'라고 생가했었지만 사실 그 오렌지들은 먹지 못하는 것이었다. 스페인에서는 오렌지 나무가 두 종류가 있다고 한다. 보통 우리가 사먹은 오렌지는 과수용 나무에서 열리는 것으로, 큰 오렌지 하나를 통으로 짜내어 파는 오렌지주스는 정말 환상의 맛이다. 하지만 길거리에 있는 것들은 과수용으로 철저하게 관리되고 있어 열매를 함부로 따는 것도 불법이며, 그 열매도 쓰고 시어서 먹을 수 없다고 한다. 사실 그래도 하나만 따서 먹어볼까 했지만 주변의 사람이 먹고 바로 뱉는 것을 보고 마음을 굳혔었다ㅎㅎ. 스페인을 여행하다보면 화장실을 이용하려 휴게실을 정말 많이 들리게 되는데, 어느 곳에서나 즉석에서 오렌지를 짜서 파니까 꼭 먹어봤으면 좋겠다. 가격도 저알 저렴하고 진짜 신선한 맛이어서 매 번 사먹었는데, 지금도 스페인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이 오렌지주스 일 정도다.


세고비아 구시가지와 수도교

구시가지의 아름다움과 로마시대 그대로의 건축물은 세고비아로

스페인에 도착해서 가장 먼저 향한 곳이 바로 이 곳이다. 세고비아는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작은 도시였고, 수도교는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매우 커서 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다. 세고비아는 해발 1,000m의 바위산에 건설된 도시로, 11세기 후반에 이슬람교도들이 들어와 도시를 파괴하였으나 후에 도읍지로 정해져 번성하였다 한다. 또 다시 16세기 초에도시 대부분이 폐허로 변하였었지만 곧 재건되어 전성기를 맞이하였다. 지금의 도시 곳곳에는 로마시대의 수도교와 성채, 로마네스크 양식 성당 등의 수많은 기념비적 건축물이 보존되어 있다. ‘다리’로 불리는 수도교는 트라야누스 황제가 통치하던 98~117년에 건설한 것으로 프리오강에서 물을 끌어와 높은 지대 주택가에 공급하는 역할을 하는 매우 중요한 장치였다고 한다. 수도교 옆에는 위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는데 좀 힘들지만 끝까지 올라가면 세고비아 시내가 한 눈에 보이는 아주 멋진 관경을 볼 수 있으니 힘들어도 참고 올라가 보는 것을 추천한다. 그리고 혹시 배가 고프다면, 수도교 옆의 기념품 샵 골목을 쭉 따라올라가다 왼 쪽 돼지고기 레스토랑 옆에 위치한 빵집을 가보길 권한다. 가격도 저렴하고 맛있어 배를 채우기에 정말 좋다.


Last month's post

  • 세계의 청춘들이 모이는 곳, 이비자 섬
  • 지금껏 맛 보지 못한 오렌지, 발렌시아
  • 알함브라 궁전, 이슬람 예술의 최대 걸작
  • 아찔함과 아름다움이 공존하는 절벽 위의 도시 론다의 풍경
  • 하얀 마을 그리고 꿈에 그리던 푸른빛 지중해 해변! 유럽의 발코니 네르하